원본 없는 판타지: Fantasy without the Original

《원본 없는 판타지》에 진입하며,

환상이라는 말은 종종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서, 그에 가담하는 사람은 몽상가로 여겨지곤 한다. 전시는 환상의 의미를 반전시키고자, 미지의 영역으로 향한다. 《원본 없는 판타지》는 기억과 예언, 환각과 공상의 세계다. 전시는 데이터 이미지와 물질적 재료 간의 동등한 만남이 가능한 평면 위에서, 예견하지 못했던 현실과 규정할 수 없는 환상이 맞닿은 경계를 흐리게 한다.

이들은 모든 것이 뒤섞이고 뒤얽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디지털 이미지 사이를 돌아다니며 그림을 그린다. 고갈되지 않는 가능성과 잠재성에 열려 있는 원본 없는 세계야말로 진정으로 환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써 이 공간은, 동시대 시각 환경이 만들어 낸 환각과도 같은 시각적 잔상이 회화의 매체적 가능성이 된 순간을 의미한다. 환상은 물질화되지 않은 가능성들, 물질화에서 배제된 잠재성에 있는 상상력이라 할 때, 미술에서 이러한 상상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다.

* 전시의 제목 <<원본 없는 판타지>>는 동명의 책 (오혜진 기획, 후마니타스, 2020)에서 차용했다.


《원본 없는 판타지》
2023.10.25 - 11.12

온수공간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76-7 2F
오후 12-7시 (월요일 휴관)

참여 작가 | 방예은 설고은 임현하 장예빈 최민혜
기획 | 콜렉티브 낙차 (김은영 어윤지 유승아 조소연 )
서문 | 유승아
그래픽 디자인 | 아페퍼
사진 | 스튜디오 아뉴스
후원 | 서울문화재단